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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경제/부동산

[경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첫 입찰기록 | 패찰기록

by 행복론자 2021. 6. 30.

1.입찰

매각기일 전 영업일날 주거래은행에 방문해 한장짜리 수표를 뽑았다.

발행을 기다리면서 다시 입금하는 과정에 대해 물어보니 은행원분이 

'안 쓰고 다시 가져오시게요?'라고 묻길래

'경매할 때 쓸건데 패찰하면 다시 가져와야죠'라고 하려다 괜한 말을 하는 것 같아서 그냥 궁금해서라고 둘러댔다.

경매를 하며 패찰은 당연히 빈번한 일이겠지만 미리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유튜브로 입찰표 작성하는 방법들을 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보통 10시 10분부터 입찰이 시작되며 11시까지 이어지니 굳이 시작시간부터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처음 가보는 길이고 입찰장에 가서 조금이라도 헤맬 수도 있으니 시간이 많이 남더라도 일찍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갈 때보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일어나서 오니 9시50분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찰표를 다 작성하고 봉투를 손에 쥐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은데. .' 싶었지만 평택지원에서 이뤄지는 경매물건들을 보니 사람들이 꼭 많다고만 할 수는 없겠구나 싶었다.

아무튼 입찰 봉투를 받고 나와 입찰표를 작성할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아무래도 북적북적한 안에서 쓰다보면 혹시 모를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매계 옆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서 하나씩 적어갔다. 

사건번호와 입찰금액, 보증금액 그리고 도장 찍는 곳을 잘 확인하고

경매장으로 들어가 입찰 봉투를 내고 영수증을 받아왔다.

내 뒤에 나오면서 '이제 이 물건은 내거야'라고 말하는 분을 보면서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일찍 온터라 시간이 많이 남아서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때우고 마감 시간에 맞춰 다시 돌아왔다.

안에는 사람이 넘쳐 밖에서도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입찰 전에는 입찰표 작성 과정에서 실수할까봐 두려웠지만 이제는 패찰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생겼다.

사람이 정말 말도 안되게 많았지만 평택지원에서 담당하는 사건이 많은 것을 보고 경쟁이 그래도 심하진 않을 것이라 위안 삼았다.

입찰봉투를 사건별로 나누고 나눠서 개찰이 시작되었다.

신기한 것은 낙찰 받는 사람이나 패찰한 사람이나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그냥 경매에 익숙한 사람들 같았다.

아니면 마스크 뒤에 감춰진 표정에 감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많이 입찰한 사건순서로 개찰해주셨고 경쟁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 막연한 예상과 달리 

경쟁이 꽤나 있었다. 

낙찰하신 분은 감정가의 가까운 금액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다고 미리 생각했고 패찰은 당연하다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막상 경험하니 솔직히 허탈함이 남았다. 

내가 조사한 시세와 가용한 자금과 다르게 금액을 높게 쓴 사람이 있으면 나는 항상 패찰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입찰할 때마다 휴가를 써야하는데 한달에 많아야 1-2번 입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입찰할 수 있는 기회가 어느정도 정해진 것만 같았다.

 

나는 경매를 처음 공부하며 다음과 같은 다짐을 했다. 

경매는 야구와 같다. 계속 아웃 당하더라도 계속 타석에 서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 멈추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맞는다. 

 

그런데 막상 경험해보니 직장인으로서 겪는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내 생각보다 컸고

그것 때문에 매력적인 물건의 매각기일에 맞춰 입찰하는 것이 아니라

휴가를 쓸 수 있는 매각기일에 치뤄지는 물건에 입찰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러니하고 막막했지만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답을 내렸다.

회사에서도 입찰할 수 있도록 공매를 공부해야겠다.

 

 

하루가 지난 지금 오히려 패찰한게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낙찰 받았다면 쉽게(?) 생각하고 공부를 게을리 했을 수 있으니..

경매초보자의 첫 패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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